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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핀테크 열풍-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 논의로 확산

핀테크 열풍이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 논의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를 금융에 접목하기 위해 2014년 7월 금융 경쟁력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을 선정한데 이어 2015년 1월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을 주요 과제로 하는 정보기술(IT)·금융 융합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최근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이 이슈로 떠오른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금융위원회는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신규 플레이어가 은행 산업에 들어가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은행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은행권 신규 진입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 IT의 발달로 인터넷·모바일 등을 통한 소비자들의 금융 이용 선호도가 증가해 사회적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실제로 입출금, 자금 이체, 조회 같은 은행 업무에서 지점 거래보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셋째, 그동안 은행업에 진출하고자 했던 산업자본과 IT 기업이 이를 호기로 여기고 이슈를 증폭시킨 측면도 있다. 

그동안 국내에 인터넷 전문 은행이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금산 분리, 금융실명제, 설립 자본금 규제 등 법적인 제약이 지적돼 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이미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이 대중화돼 있다. 후발 주자인 인터넷 전문 은행이 서비스를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 또 지급 결제 시스템도 고도로 발달해 있다. 해외사례와 같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 활용이나 신용카드 이용 고객의 영업 기반화 등도 쉽지 않다. 국내 은행의 수수료 역시 미국·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대다수 인터넷 전문 은행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저렴한 수수료를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제한적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전문 은행의 특성상 고금리 예금 유치에 따른 고위험 자산 운용이 불가피해 금융 시스템의 위기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슈들이 해결돼 실제 인터넷 전문 은행이 설립된다면 금융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회의적이다. 기존 고객 중 금리에 민감하거나 로열티가 낮은 고객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을 뿐 인터넷 전문 은행이 대거 설립되거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전문 은행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혁신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격화되고 그 와중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상품을 무기로 승자가 출현하는 경우다. 승자의 차별성 있는 전략들이 시중은행에 파급되면 금융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와 정부의 의지를 고려하면 인터넷 전문 은행이 연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너무 급박한 추진은 다소간 우려를 낳기도 한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면 안 된다’는 말처럼 한국 금융의 미래에 대한 큰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인 만큼 근본 취지와 반작용 등을 다각도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