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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의 내공과 빗대어본 파생시장

파생 시장에 들어와 시스템으로 도전을 시작하고 꽤 만만찮은 시간이 지났다
오늘 하루 종일 LOGIC 하나를 붙잡고 씨름을 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러 TV를 뒤적거리니
무협영화가 잠깐 화면에 떠올랐다
 
영화의 주인공이 묻는다.
내 내공이 얼마나 되어야 천하에서 두려운 사람이 없는 수준이 될까?

 


 
내공이라?
우리는 보통 그 어떤 사람의 행동과 말투를 보고 내공이 높다, 낮다를 얘기한다
 
대부분의 무협소설에서는 열심히 수련하고 시간이 흐르면 내공은 늘어나는 것으로 얘기한다
그렇다면 꽤 많은 시간을 이 시장에서 보낸 나의 내공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리 따져봐도 난 내공이 별로인 것 같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로직도 하나 제대로 짜본 적이 없다
물론 시장에서 손매매를 통한 실전 경험도 많지 않다

 


 
그런데 왜 이 험난한 파생시장에 뛰어들었을까?
TREND!
나는 이른바 트렌드가 맞는 사업이라는 판단에
아직도 이 시스템트레이딩 시장에서 아직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과 IT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금융 시장의 흐름을
시스템트레이딩(알고리즘 트레이딩, 자동매매..등등으로 불리는)이라고 판단하여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아직 돈을 못 벌고 있는 한심한 멍청이다

 


 
누구나 큰 돈을 벌 목적으로 시스템이던 손매매던 이 파생시장에 뛰어든다
그리고 하나같이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게 된다
인생의 패배자를 넘어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띄게 되는 것이 이 시장의 냉혹함이다
 
나는 많은 파트너들을 거치며, 또 많은 사람들과의 거래를 통해,
또 인적 교류를 통해 인간 본성의 바닥을 보면서 나는 나름 내공이 쌓여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 결과 이제는 나의 기준으로 볼 때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잘 버는 로직이나 기법이 수단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내공의 범위는 그 사람의 인격과 관계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무협소설에도 높은 내공과 절세 신공을 가진 사람이
결국에는 착한 인성과 따뜻한 내공을 가진 사람에게 패하는 결론이 많이 나온다
 
또한 내공이란 겸손함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실력을 인정하고
설사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존중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는 자세를 가질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내공은 빛이 난다
 
언젠가 그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이 파생 시장에서 밥 먹고 산 게 10년이 넘었는데....
모든 기법을 다 아는 것 같이 얘기를 하면서, 모르는 게 없을 것 같은 척척 박사같이
얘기를 하던 그 사람의 계좌는 깡통이었고 결론은 돈을 빌려달라는 얘기였다…

 

 


 
10년이 넘은 내공이 낮은 내공을 가진 사람에게도 우습게 보인다면 문제다.
자신감과 오만함은 다른 것이며, 실력과 운은 구분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돈을 벌어주지도 못한 사람이,
아는 척하고 다른 사람이 조금 모른다고 무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예상외로 이 분야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
남의 돈을 까먹고도 뻔뻔하고,
뻔지르르한 이론만으로 가득한 감언이설로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는 사람...
돈을 잃으면 당신 탓이요 따면 내 공이라는 사람…
 
그나마 미안해 하는 사람은 내공이 깊어 보인다.
내공이 깊으면 겸손해진다.

 

 

 

 


 
그리고 사람은 나이가 먹으면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아무리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고 뛰어난 학벌과 지식을 자랑해도,
내공이 깊지 않으면 그 얄팍함은 금방 껍질을 벗게 된다
나이는 이런 위선을 잡아내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고 본다
겪어본 게 많으니까…
 
나는 여기에 글을 쓰면서 시황은 한번도 써 본적이 없다
물론 실력이 모자라 시황을 써볼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거의 3년가까이 나름 시황을 정리하면서 매일 매일 시장을 이해하고 예측하려 하지만
그 정확도와 신뢰도는 내 자신이 봐도 부끄러울 정도이기에 시황을 못쓰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을 예측하기보다는 대응하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시황보다는 자금관리와 운용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많은 분들이 보기에 어줍잖은 공자왈 맹자왈 같은 글만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기회를 빌어 어줍잖은 글에 대한 미안함을 얘기하고 싶다.

 

 


 
그래도 기왕에 오늘 오랜만에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몇 자 적어보련다.
 
요즘 느끼는 감정을 쓸 수 밖에 없으니 널리 이해 바라면서,
우리가 (시스템으로) 파생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하는 질문을 해본다.
 
물론 다 어렵겠지요
세상사 다 어려운데 쉬운 게 어디 있을까?
수많은 로직을 개발하면서 일차적으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정확한 (당연히 정확할 수가 없으니 가급적 비슷한) 진입시점과 청산시점
찾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모든 거래에서 타이밍의 예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있는데,
결국은 이타이밍을 찾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며 똑 같은 교과서에 똑 같은 과정을 배워서 사회에 나온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창이나 친구들의 삶의 궤적이 비슷한가 보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트레이딩에 발을 디디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쳐가며 이 시장에 적응해 가듯,
일정한 코스가 존재하는 게 이 시장인 것 같다.

 

 


 
처음 이 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
이동평균선을 배우고 캔들과 틱을 이해하고, 베이시스를 알고나면,
뭐 별거 아니네 할 때가 어찌보면 가장 행복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골든크로스, 데드크로스만 알아도 돈이 막 벌릴것 같은 자신감이 솟구칠 때,
하룻강아지 범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떠 오른다.
 
그러나 어찌 몇번의 수익이 결코 내 실력이 아니라 횡재였음을 깨달으며
더 필요한 지식의 습득을 위해 밤을 새워 관련서적을 탐독하면서 느끼게 되는 건,
이 시장이 결코 녹녹치 않은 시장이구나 하는 두려움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을 보는 게 겁이 나게 된다.
 
이젠 호랑이도 보이고, 물속의 악어도 보이고,
숲 속 곳곳에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독충들도 조금씩 보이게 된다.

 

 


 
어느 정도 진입과 청산에 대한 로직이 완성되고,
또 어느 정도 경험이 붙고 자신감도 붙었을 때,
일시적이지만 우상향하는 그래프와 함께 자신감이 충만해지고 수익도 짭짤하게 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잘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뭉칫돈도 들어오고
이젠 대박을 내야지 하는 그때,
생전 보도 듣도 못한 MDD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면 그 동안 신주단지처럼 여겨오던 진입과 청산에 대한 기준이 점점 모호해지고,
원칙과 삽질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 온다.

 


 
이어지는 삽질에 시스템과 엇박자가 나면서
어처구니 없는 손실을 기록하는 날도 있게 되고,
이젠 원칙을 지켜야지 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외부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면
그날따라 피범벅이 되는 날도 만나게 된다.
 
정말 시스템에 원귀라도 붙었는지 의심이 되는 시기이다
여기서 사업을 접을 것이냐를 고민하면서 며칠을 보내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재 검토하게 되고,
이제는 다시 실패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몇 장의 포스트잇으로 모니터에 붙여 놓고 파생시장에 간절하게 기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원칙과 감이 혼재되고, 대응 기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실행을 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대응을 못하며 허둥대는 순간들이 이어지게 된다.
 
이때쯤 되면 시스템에서 거래되는 기법들에 대해 대부분 모르는 것이 없게 되는 지경이니,
양매도, 선물, 매수, 레이쇼, 심지어 양매수 기법까지 동원하여
현란한 거래로 파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을 쓰는 그런 안타까운 시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결국 계좌는 점점 쪼그라지고, 도저히 답이 안 보이는 시기가 온다.
 
이럴 때 가장 간절하게 찾게 되는 것은 위기에서 구원해줄 멘토를 찾게 된다.
이 사람, 저 사람, 용하는 점쟁이를 찾듯
이 시대의 모든 고수들을 찾아가 의견을 묻고 자문을 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 파생시장에서 그 누가 쉽게 자신만의 철학을 오픈 하겠는가?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알고 보면 실력이 얄팍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기법이 대단하다는 착각과 상대적으로 오만함을 보이고,
오히려 실력이 좋고 높은 내공을 지닌 고수들일수록 자세히 가르켜주며,
선선히 자신의 의견과 기법을 얘기해 줍니다.
 
상대방의 내공이 깊음을 진심으로 알 수 있게 되는 시기가 이럴 때이다
그리고 나서 고수의 자문을 바탕으로 잠시 거래를 접고,
그간의 거래를 돌아보며, 문제점을 찾아 보게 된다.

 

 


 
나는 벌써 이러한 과정을 서너 번을 겪었다
이런 사건을 한번 겪을 때 마다 나는 나와 손잡고 일을 하던 파트너들과 이별을 했다
그들과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별을 했는데,
 
현재 나의 파트너들은 모두 이 시장에서 손을 뗀 상태이다.
그들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손을 떼게 되었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잃어버린 명성과 신용, 그리고 인생은 되돌릴 수가 없다
 
결국 나는 일반인들이 평생 벌어도 벌 수 없는 큰 돈을 날리고 나서야,
이제 나의 내공이 겨우 초짜의 반열에 든 것 같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그리고 이 파생시장을 떠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를 수많은 밤을 지새며 어렵사리 내린 결론이 바로 운용, 즉 자금관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금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고 내공이 쌓인 이후에야
자금관리가 눈에 들어오는 건 누구나 겪는 하나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천하에 그 어떤 기법이 어떤 로직이 끝없이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천하 최고의 시스템을 운용하는 렌텍의 제임스 시먼스도 매일 아침 넥타이를 매면서
“오늘도 나에게 행운이 따를 것인가”라고 중얼거렸다고 하지 않았은가?
 
결국, 수익이 난다는 것은 내 로직이 수익을 낼 때, 최대한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수익을 내고
손실이 날 때는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금관리란 개별거래와는 확연히 다른 계좌운영의 원칙이며
하나의 계좌가 아닌 운용중인 모든 계좌의 자금(배팅규모)의 관리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
 
전체계좌의 손실관리, 베팅 규모, 늘거나 줄어가는 계좌에 따라
어느 시점에 어떤 운영기준을 세울 것인가?
상당한 내공과 경험이 요구되는 차원이 다른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자금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레버리지의 정도를 결정하는것이다.
 
그런데 그 레버리지의 결정에 대한 원칙을 세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고민해 본 사람은 안다.
레버리지에 대한 원칙을 세운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판단과 시스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일치시키는 과정이라고 본다.

 

 

 

 


 
파생시장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그나마 도전해 볼 수 있지만 그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인데,
거기에다가 그 어려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일은 어디 그렇게 만만하겠는가?
 
우리가 시장의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진입과 청산을 결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
변동성을 예측한다는 일은 사용 로직에 대한 선별을 가능하게 해주며,
시장을 예상하고 분석을 한다는 것은 시장과 자기 자신의 원칙을 일치시키는 일이라고 본다.
 
위의 세가지 험난한 과정의 난이도를 비교한다면
그나마 방향성이 좀 쉬울 듯하고,
변동성 예측은 그 다음으로 어렵고,
시장의 분석은 아마도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나라 시장을 자기들 뜻대로 재단하고 있는 외인들로부터
조그마한 정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정말로 행복하겠다.
 
그러나 내공이 깊어지면 결국 마음을 비울 수 있게 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거래를 이어가면서
내가 먹을 차례라고 판단될 때 과감하게 배팅을 늘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성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이번 주에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내공이 깊다고 판단되는
최고수 두분에게 자금관리의 시점 결정에 대한 한수를 부탁하였다.
한 분은 설명이 필요없는 삼산이수님이며
또 다른 한 분 역시 설명이 필요없는 알바트로스 님이다.
 
나는 이 두분에게
어느 시점에서 레버리지를 늘려야 하는가? 하는 시점에 대한 판단 부분과
요즘처럼 파생시장이 바짝 말라 붙어 변동성이 낮고 휩소가 많은 시장에서의
대응 기법에 대한 한 수를 부탁한 것이다. 분명 좋은 가르침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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